꼬맹이때 침대 밑에 숨겨놓고 잊어버린 야한책을 엄마가 찾으셨다.
대략 남감하여 변명도 못하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같이 TV를 보다가 야한 영화장면이 스치울때도 괜히 미안해지고,
담배를 피다가 걸려도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고...
어른이 되고나니 이젠 미안할게 없다.
외박을 며칠을 하건 야한 영화를 하루종일 보던지,
담배를 내방에서 벽지색이 변할때까지 피워도 떳떳했다.
그런데, 꼬맹이때의 그 재미가 아니다.
그런 설레임은 나이들어 더 이상 없다.
밤을 지새며 격투게임의 연속기를 연구하던 열정도,
주머니안에 만원만 있어도 부러울게 없었던 뿌듯함도,
이제는 나에게 없다.
벌써부터 이렇다면,
앞으로는 어찌될지 걱정이다.
하던 짓만 반복하는 것에 만족하는 수구꼴통이 되어버리면
사는게 즐겁고 살아있다는게 고마울 수 있을까??
만화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