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은 당선 때부터 강남 부자들만의 시장임을 개표결과로 입증한 바 있다.
야당 후보에 대한 검찰의 물귀신 작전 끝에도, 막판 강남 몰표 이전까지 야당의 승리를
예상했던 그날 새벽의 설레임이 떠오른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오세훈 씨는 서울 시장으로 당선되었고, 두번째 SIM SEOUL 은 계속된다.
어느 시대라도 정권을 잡은 정치 세력은 꼭 거대한 토목/건설에 혈안이 된다.
5공 이후 이것은 거의 공식이 되었다. 이게 가장 많이 남는가 보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은 재쳐두고, 롤모델을 잘못잡은 우리의 서울 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목적의
토목/건설에 집착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거냐?
솔직히 효과는 크다. 그것도 매우 매우 크다. 국민 10명 중 정치에 관심없는 국민이 5명이라 치면,
이들에게 버스 중앙 차로나 청계천이나 일부러 눈 깔지 않는 이상 안 볼 수가 없는 3차원 구조체이며,
일부 이해 관계가 있는 영세 상인이나 택시 운전사 등을 제외하면 딱히 욕을 할 건덕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서울 시장은 이처럼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는 서울시 내에 존재하는 추가적인 3차원 구조체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동대문 운동장, 한강공원, 어쩌구 둥둥섬에 심지어 버스정류장 매점 뒤통수에다도
무슨 상장을 못보고 지나칠 수 없을만큼 주목되는 디자인으로 못질을 해놓았더라...
암튼 3차원 구조체가 좋은건 좋은거고, 우리의 서울시장은 왜 전면 무상급식이 이토록 싫다는 것일까?
대권불출마를 걸더니 이게 좀 약하다 싶었는지 시장직을 건다면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린다. 복장선택과
듬성듬성 수염 메이크업이 절묘하다.
내가 추정하는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거부 이유는 대략 이런게 아닌가 싶다.
서을시의회의 다수석을 차지한 야당이 오세훈 씨의 두번째 SIM SEOUL 에 협조할 이유는 없다.
안그래도 예산낭비하는거 태클 걸텐데, 야당이 줄곧 주장했고, 또 민심에 통했다고 생각한 무상급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서울시 예산의 어쩌구 둥둥섬과 어쩌구 뱃길 등 한강 어쩌구상스에
들어가는 돈을 보니 몇천억이 되는 것을 알았는데, 그럼 이걸 띄어서 무상급식을 해야겠다는 발상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야당에 무슨 돈나무 있나? 있는 예산 내에서 배분을 잘해야, 하고 싶은 것도 하는거다.
무상급식 하겠다고 추가적인 세목을 만들면 어느 서울시민 표정이 찌그러지지 않겠는가...
오세훈 씨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다. 2nd SIM SEOUL 플레이 중인데,
무상어쩌구 한다고 SIM SEOUL 예산을 줄이라고 시의회가 뭐라 한다? 무상어쩌구가 뭐냐?
물론 이게 뭔지는 중요하지 않지. 그것은 "하고 싶은 SIM SEOUL을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의미를 가진다.
뭘 하고 싶은데 처음부터 못하게 된 경우도 열받지만,
하고 싶은거 하고 있는데, 중간에 방해받아 못하게 되면 통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그냥 돌아버린다.
나라도 "ㅆ" 을 입에 달면서 폭주하겠다. 다된 밥에 똥을 싸는게 도대체 뭐냐?
이런건 적당한 명분을 가지고 막아야 한다. 2nd SIM SEOUL 못하면 누구처럼 5명의 국민에게 기억되지 못하거든....
복지 포플리즘...
이거 좋다. 그냥 대중의 인기만을 노리면서 어떻게 책임질 생각도 없는 복지를 주장한다는 주절주절보다
5명의 국민들이 암기하기 딱이다. 이거 세금 폭탄이고 나라 망하게 한다고 하면 적어도 5명의 국민은 움찔하니까.
근데, 파퓰리즘이라고 표기하면 더 알아듣기 쉬울텐...
서울시장은 포플리즘이니 파퓰리즘이니가 중요한게 아니고,
완성하고 싶은 SIM SEOUL 의 예산이 필요할 뿐이지 않나... 아니 필요한 예산을 무상급식에 빼앗기기 싫을 뿐이리라.
복지 포플리즘은 지나가던 옆집 개나 줘도 좋다. 따지면 뭐는 건설 포플리즘일 수 있으니까.
요즘처럼 국민을, 시민을 얼빵한 뭐 취급하는 사회를 본적이 없다.
행정, 입법, 사법의 구분은 왜 하냐? 그럴거면 그냥 인원수 줄여서 하나로 합쳐라, 월급이나 덜 나가게.
8/24 가 정말 기대된다.
요즘처럼 맛간 사회에 한줄기 웃음을 선사하는,
그런 날이 되리라 믿는다.